“택시 앱 시장의 지각변동”
대중교통 결제의 대명사로 자리 잡은 티머니를 기반으로 성장한 티머니한국스마트카드는 올해 6월 대대적인 변화를 예고했다. 사명을 기존 ‘한국스마트카드’에서 대중들에게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티머니’로 사명을 전격 교체하고 모빌리티 강화 등 신사업 활성화에 속도를 높인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그리고 최근 티머니가 그리는 ‘큰 그림’이 서서히 윤곽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11월 28일 택시업계와 손잡고 인공지능(AI) 기반의 택시 호출 애플리케이션 ‘온다택시’를 출시하며 택시 앱 시장으로 영역을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
택시업계와의 상생이 주요 목적
‘부르면 반드시 온다’라는 의미를 담은 온다택시는 서울 법인·개인택시 양대 조합인 서울시택시운송사업조합 및 서울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과 손을 잡고 만들었다.
기존 콜 앱 시장 틈새를 비집고 들어가기가 결코 만만치 않다.
온다택시에는 현재 약 4000여명대가의 기사들이 가입한 상황. 아직 경쟁사들을 따라잡으려면 갈 길이 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감하게 관련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배경은 오랜 기간 티머니와 신뢰관계를 구축해 온 택시업계가 함께 하기 때문이다.
2004년 본격적인 사업을 시작한 티머니는 2006년 지하철과 버스에 이어 택시로 결제시스템 영역을 확장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서로 ‘윈윈(win-win)’하며 신뢰를 쌓을 수 있었다.
티머니는 사업 영역을 더욱 확대했으며, 택시업계는 당시 많은 소비자들이 불만을 제기해오던 현금 결제의 불편함을 해소해 나가며 카드 결제 도입이라는 택시업계의 ‘혁신’을 이뤄냈다. 또 결제기에 대한 지속적인 유지·보수와 무료로 영수증 등을 제공하며 택시업계와 끈끈한 관계를 만들어냈다.
이런 가운데 택시업계가 최근 여러 논란에 부딪히며 이미지가 추락하자 티머니는 올해 결국 티머니를 찾아와 손을 내밀었다는 설명이다. 결제시스템에서 구축한 기술력을 활용해 획기적인 택시 앱 서비스를 함께 선보이자며 의기투합하게 된 것이다.
티머니 관계자는 “양대 조합에서 4차 산업혁명시기에 걸맞는 강력한 혁신 서비스를 보여주고 싶다는 강한 의지를 갖고 있었다”며 “택시업계의 경우 IT 기술력을 갖고 있지 않은 만큼 믿을 수 있는 티머니와 손잡겠다는 의사를 전달했고 그 결과 온다택시를 내놓게 됐다”고 설명했다.
서울시택시운송사업조합 관계자 역시 “온다택시는 택시업계가 승객을 위한 택시로 거듭나기 위한 의지를 담은 결과물”이라며 “온다택시를 통해 선진화된 택시 탑승 문화를 선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의 말처럼 온다택시는 기존 택시나 호출 앱들에서 나타난 문제점들을 찾고 이를 보완해 선보인 것이 특징이다.
가장 큰 무기로는 단연 ‘인공지능(AI) 자동배차’ 시스템을 꼽을 수 있다. 승객이 택시를 호출하면 가장 가까이(반경 1km이내) 있는 택시가 자동으로 배차돼 고객을 태우러 가는 획기적인 방식을 적용했다.
기존 호출앱 보완
기존 택시 호출 앱은 탑승을 원하는 승객이 호출을 하면 인근에 있는 다수의 기사들에게 ‘콜 신호’가 간다. 이 중에서 가장 빠르게 먼저 콜을 승낙한 운전기사에게 승객이 배정된다. 그러다 보니 때로는 승객 바로 코앞에 빈 택시가 있더라도 이 보다 멀리 떨어진 곳에 있는 택시가 배차를 받는 일이 종종 발생하며 승객들을 기다리게 만든다.
온다택시의 AI 자동배차는 이런 점을 보완하는 역할을 한다. AI를 활용해 승객에게 가장 빨리 도달할 수 있는 택시를 배차한 뒤 승객을 태우러 갈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했다.
승차거부 역시 대중들이 택시업계의 ‘고질병’으로 지목하는 문제점이다. 기존 택시 호출 서비스도 이런 부분을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 택시기사들이 승객의 목적지를 확인하고 골라 태우는 방식이어서 ‘승차 거부’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택시 앱을 사용하더라도 택시 잡기가 어려운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했던 만큼 이 부분도 보완해 앱을 출시했다.
택시 기사의 승차거부를 방지하기 위한 시스템을 적용한 것이다. 온다택시는 승객이 타기 전까지 기사에게 목적지를 노출하지 않는다.
현재 티머니 내부에서는 온다택시를 시장에 안착하기 위해 전사적인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당장에는 수익 창출보다 앱을 알리고 택시업계 이미지를 개선하는 데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티머니 관계자는 “택시업계가 어렵기 때문에 무엇보다 택시에 대한 이미지 개선이 시급하다"며 “택시업계의 이미지 개선과 상생을 위해 노력하다 보면 좋은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를 위해 티머니와 택시업계는 12월 6일부터 연말까지 매주 금요일(밤 11시 30분 ~ 새벽 1시 30분) 택시 잡기가 어려운 종로, 홍대 등 거리로 직접 나가 대대적인 프로모션에 나서기도 했다. 택시를 기다리는 시민들을 대상으로 온다택시 앱을 소개하고 캐시백 프로모션을 제공하는 등의 활동을 펼친다. 그만큼 내부적으로도 온다택시를 시장에 안착시켜야 한다는 사명감이 막중하다.
온다택시에 참여하는 기사들도 점차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양대 조합과 힘을 합쳐 소속된 기사들을 대상으로 유입을 설득 중인데, 티머니에 대한 신뢰를 보내며 참여 의사를 개진하는 기사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는 후문이다.
향후에는 택시를 넘어 다양한 모빌리티 영역에도 진출하겠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티머니 내부적으로 서비스형 모빌리티 ‘마스(MaaS·Mobility As a Service)’ 시대가 곧 도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모든 이동수단들이 서비스화 된다는 얘기다. 여기에 발맞춰 다양한 모빌리티 서비스와 결제 시스템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라고 티머니 관계자는 밝혔다.